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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목요일 묵상곡: 베토벤 ‘올리브산의 그리스도’주님의 선교생활 2021. 3. 30. 14:47
성 목요일 묵상곡: 베토벤 ‘올리브산의 그리스도’
십자가 수난을 앞둔 예수그리스도는 겟세마니 동산으로 제자들을 데리고 간 다음 혼자 기도하러 올라 가시면서 “지금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니 너희는 여기 남아서 나와 같이 깨어 있어라”라고 말씀하신다. ‘올리브산의 그리스도’는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고뇌를 강조한 베토벤의 오라토리오이다.
이 곡을 작곡한 시기를 전후로, 베토벤은 귓병의 괴로움으로 힘겨워하고 있었다고 한다. 청각 장애가 심해지면 자신의 음악적 재능까지 묻혀버릴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 때문인지 운명에 대한 체념과 고통의 극복을 묘사한 이 작품은 베토벤이 직접 겪은 고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베토벤의 '올리브산의 그리스도'는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 세 사람의 독창과 혼성 4부 합창, 관현악 편성으로 연주되는 곡이며, 마지막 합창곡인 ‘천사들의 합창’은 베토벤 특유의 힘차고 생명력 넘치는 분위기이다.
성 목요일 주님만찬 미사의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나면 마침 예식을 생략하고 축성된 성체를 모시고 수난 감실로 행렬한다. 이어 성 금요일까지 밤샘 성체 조배를 통해 성체 신비와 그 안에 내포된 사랑과 수난의 신비를 묵상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공동체가 함께 이 아름다운 전례를 거행할 수 없으며, 영성체 후 성체 행렬을 생략하고 감실에 성체를 모셔야 한다. 성 목요일 공동체 전례에 참여할 수 없지만, 베토벤의 '올리브산의 그리스도'를 감상하며 조용한 가운데 집에서 예수님과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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