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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성야 묵상곡: 바흐의 부활절 오라토리오, “오라, 서둘러 뛰어라” (Kommt, eilet und laufet)
    주님의 선교생활 2021. 3. 30. 14:52

    부활성야 묵상곡: 바흐의 부활절 오라토리오, “오라, 서둘러 뛰어라” (Kommt, eilet und laufet)

     

    코로나19가 가져온 심각한 생계 위협,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의 건강과 안녕에 대한 걱정, 이 모두가 부활을 기다렸던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불안과 고통 속에, 슬픔과 두려움 속에 부활을 기다린 우리들입니다. 오늘 드디어 우리는 부활을 맞이합니다. 부활, 그 말 자체로 특별하고 신비롭지만, 이번에 맞이하는 부활은 정말 특별합니다. 왜냐하면 부활은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의 확증이며, 두려움을 떨쳐내고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부활절은 ‘슬픔 속에 담긴 희망’의 날입니다.

     

    부활을 맞이한 우리가 듣고 묵상할 만한 오늘의 작품은 바흐의 부활절 오라토리오, “오라, 서둘러 뛰어라” (Kommt, eilet und laufet)입니다. 오라토리오란 종교적 주제를 가진 집합적 성악곡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독창, 중창, 합창 및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구성됩니다. 오라토리오는 오페라처럼 무대에서의 연기는 없지만, 오페라의 무대 연기를 연상시킬 만한 극적인 행위들이 작품 속에 담겨 있습니다.

     

    바흐는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음악을 많이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부활절 오라토리오, “오라, 서둘러 뛰어라”는 생생하게 부활의 아침을 표현한 곡으로 손꼽힙니다. 부활이 가지는 희망의 메시지를 오라토리오 형식으로 완벽히 구현한 걸작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바흐의 오라토리오는 요한복음20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새벽에 두 제자와 여인들이 무덤을 찾아가 예수님의 부활을 확인하는 장면입니다. 일반적으로 오라토리오는 복음사가의 해설에 의해 내용이 진행되지만, 이 오라토리오는 해설자 없이 네 사람의 대화로 진행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으로 극심한 좌절과 슬픔과 두려움에 쌓여있던 제자들과 여인들이 무덤으로 달려와 부활 소식을 접한 후, 이를 확인하고는 다시 주님의 사랑에 감격하며 환희로 바뀌는 부활절 아침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바흐는 자신의 작품에서 슬픔과 희망이라는 개념을 이질적으로 보지 않고 유기적으로 통합했다고 평가됩니다. 즉 슬픔이 곧 희망이고, 희망이 곧 슬픔이라고 그는 생각했던 듯 합니다.

     

    총 11곡의 노래 안에서, 예수님의 두 제자 베드로(테너)와 요한(베이스),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알토)와 요한의 어머니인 또 다른 마리아(소프라노) 네 사람이 등장하여 대화형식으로 줄거리를 진행하며 이중창, 독창 등으로 서정적인 아름다운 아리아를 부르고, 합창으로 처음과 마지막 곡을 장식합니다.

     

    세번째 곡이 합창곡 “오라, 서둘러 뛰어라”(Kommt, eilet und laufet)인데, 이 합창곡의 첫 가사가 오라토리오 전체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이 합창곡은 제자들과 여인들이 서둘러서 달려가는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알리는 힘차고 즐거운 음악입니다. 합창 중간에 화려한 테너와 베이스 이중창이 나오고 다시 경쾌한 합창이 이어집니다. 합창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라, 서둘러 뛰어라, 그대의 빠른 발로.

    예수님께서 묻히신 동굴에 이를 때까지.

    웃음과 기쁨으로 우리의 마음을 채우자.

    우리의 구세주께서 다시 사셨으므로.”

     

    프롬즈(Proms)는 영국의 BBC가 주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데, ‘Proms’는 ‘Promenade Concert’의 줄임말로 청중들이 바닥에 앉아 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콘서트 형식을 지칭합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늘 링크한 바흐의 오라토리오는 2013년 프롬즈에서 존 엘리엇 가디너의 지휘로 잉글리쉬 바로크 솔로이스트와 몬테베르디 합창단이 부른 것입니다.

     

    부활의 기쁨을 ‘슬픔 속에 담긴 희망’으로 묵상해 보는 음악감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youtu.be/5qMXxaSao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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